일본이 21일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기로 공식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증명하는 과학적인 증거들을 체계적으로 수집·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일본의 ICJ 공동제소에 대해 거부할 방침이지만 장기적으로 영유권 문제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과학적인 데이터베이스(DB) 수집이 시급하다는 것. 특히 독도가 한국 땅임을 증명하기 위한 학술적인 연구사업을 국가적으로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독도 생태주권 중요

 

과거 ICJ의 영토분쟁 판례를 보면 분쟁 지역의 역사적인 사실뿐 아니라 그 지역에 대한 주권 행사 여부가 영유권 분쟁의 중요 판단 기준이 돼 왔다. 즉 누가 영토를 오랫동안 관리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영토를 관리했다는 것은 과학적인 연구 자료 등이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 이에 독도의 각종 DB를 확보해 생태주권을 확보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독도에는 53종의 식물이 서식하는데, 각 식물의 유전자를 통해 기원을 따져보면 어느 나라의 식물인지 알 수 있다. 독도에 사는 식물인 '해국'은 우리나라와 일본에 분포하고 있는데 연구 진행 결과,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건너가게 됐음이 증명됐다. 이처럼 독도의 각종 DB를 확보해 생태주권을 갖고 있으면 일본의 주장을 학술적으로 봉쇄할 수 있게 된다.

 

■가스 하이드레이트, 앞서가는 일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동해 대륙붕에서 울릉 분지 주변에는 약 8억t의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연간 액화천연가스(LNG) 사용량이 2700만t 인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매장량은 우리나라가 약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150조원에 달할 것으로 계산된다. 가스하이드레이트 1g은 석유 5g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석유를 대체할 미래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주로 수심이 깊고 압력이 큰 해저 2000~2500m에 메탄가스와 물이 결합돼 얼음처럼 고체화된 상태로 존재한다. 독도 인근의 해안은 수심이 깊고 차가워 고압, 저온이라는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존재 조건에 완전히 일치한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이미 가스 하이드레이트에 관심을 갖고 연구에 나선 상태다. 지난 2009년에는 일본정부 산하 종합해양정책본부에서 10년 내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상업용으로 생산한다는 내용을 담은 '해양에너지 및 광물자원 개발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일본은 올해 중 난카이 해역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시험생산하고 2018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반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가스 하이드레이트와 관련한 조사는 진행하고 있지만 이는 독도문제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또 정부는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 추가 조치 잠정 보류' 입장 아래 독도 방파제와 해양과학기지 건설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독도와 관련한 체계적인 연구가 시급한 대목이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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