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요가’하다 ‘몸꽝’된다.

 

무리한 동작하다간 ‘화’ 불러


 



회사원 양모씨(28·여)는 얼마전 서울의 한 요가학원에서 엎드린 상태서 상체를 곧추세우는 이른바 ‘코브라’ 자세를 시도하다 허리에 강한 통증을 느겼다. 평소 좋지않은 자세로 허리에 피로감을 느꼈던 양씨는 병원에서 디스크(추간판탈출증) 판정을 받고 휴직후 1년간 병원신세를 졌다.

웰빙 바람과 몸매 가꾸기 열풍이 확산되면서 요가를 즐기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전문적인 지식없이 의욕만 앞선 채 무작정 요가를 시작하다 병을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척추·관절전문 서울 혜민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6일까지 요가를 배우다 다치거나 기존 질병이 악화돼 병원을 찾은 사례는 모두 17건이나 됐다. 부상 부위는 허리가 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관절(4건),목(2건),골반 등(3건) 순이었다. 또 다른 척추전문 병원인 나누리병원 임재현 부원장은 “최근 허리 통증이나 다른 척추질환을 호소하며 병원에 온 20∼30대 여성 중 절반이상이 요가가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무리한 욕심이 ‘화’ 불러=요가 부작용이 늘고있는 첫번째 원인은 요가에 대한 체계적인 상식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단기간에 효과를 보려는 데 있다. 특히 허리,등에 고질병을 갖고있던 사람들의 경우,연예인 요가 비디오나 관련 서적만 보고 무작정 따라하다 병이 더욱 악화되는 사례가 많다.

퇴행성 디스크 환자인 박수진(35·주부)씨는 ‘요가가 허리에 좋다’는 주변 얘기를 듣고 서점에서 요가 관련 책을 구입한 뒤,혼자서 요가 수련에 들어갔다. 어느날 ‘아치형’ 자세에 도전한 박씨는 그날부터 극심한 허리 통증에 시달려야 했다. 회사원 김은석씨(43)는 오랜 좌식 근무로 인해 골반이 뒤틀려 있었는데,이를 모른 채 무리한 요가동작을 취하다가 퇴행성 디스크로 발전한 사례. 분당자생한의원 김동우 원장은 “몸풀기,스트레칭이 부족하거나 신체 상황에 맞지않은 무리한 동작을 실행할 경우 척추와 관절 등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자격미달 요가원과 지도자도 문제=의욕만 앞선 초보자들의 심리에 편승해 수련생들의 몸 상태를 무시한 채 무리한 동작을 강요하는 일부 자격 미달 요가원과 지도자들도 병을 키우는데 한몫한다. 신모(25)씨는 지난해 11월 허리가 아파 J요가원에서 요가를 배웠다가 큰 봉변을 당했다. 요가원 원장이 ‘허리 아픈 것은 목뼈가 튀어나왔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직접 손으로 신씨의 목뼈를 밀어넣다 목을 너무 심하게 꺾어 쇼크를 일으킨 것. 결국 목 디스크 판정을 받은 신씨는 요가원장을 상대로 소비자보호단체에 구제 상담신청을 내놓은 상태다.

요가 강좌에 등록했다 등에 통증을 느껴 한달째 한의원 신세를 지고있는 회사원 이모씨(29·여)는 “요가 강사가 강의 중간에 노트를 뒤적이며 무리한 동작을 강요해 난감한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격 미달 요가원이 넘쳐나는 것은 요가 관련 민간단체(문화관광부 1월 집계:22곳)가 주관하는 3∼9개월 정도의 단기 코스만 밟으면 자격증이 주어지는 허술한 지도자 양성 체계때문. 이들 단체들은 1인당 100만∼230만원을 받고 해마다 1000여명의 요가 지도자를 배출하고 있다. 문광부 관계자는 “최근 2∼3년새 민간 요가협회가 폭증하면서 수강료와 자격증 심사비로 고액을 요구하는 업체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정동권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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