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우리아이 올겨울 ‘고래’ 잡아줄까? 포경수술은 필수 아닌 선택… 시술한다면 10대때가 적당
“이 소년이 18세가 될 때까지 포경수술 결정을 연기하라.” 2006년 10월 미국 시카고 쿡카운티 법원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판결이 내려졌다. 이혼한 부부가 9살짜리 아들의 포경수술 여부를 놓고 벌여온 법정싸움에 대한 판결이다. 쿡카운티 법원의 조던 캐플란 판사는 “전문가들의 증언으로 제시한 의학적 증거가 포경수술이 의학적 이득이 될지 아닐지를 결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본다”며 “불필요한 포경수술의 결과로 아동이 입을 상해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 포경수술을 반대해온 아버지 쪽의 손을 들어줬다. 흔히 ‘고래를 잡는다’고 표현하는 포경수술을 놓고 요즘 국내 의학계에서도 이견이 분분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지난 1990년대까지 포경수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란 인식이 높았다.
이 때문에 동네 비뇨기과의원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포경수술을 받으려는 10대 청소년으로 북적였다. 일부 비뇨기과에서는 겨울방학이 임박할 무렵이면 별도로 ‘포경수술 예약’을 받기도 했다. ‘포경수술 특수’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의료계를 중심으로 포경수술의 부작용과 유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포경수술의 유효성에 논의를 거치면서 요즘은 ‘반드시 해야 한다’가 아니라 ‘의학적 판단에 따라 필요할 경우에는 하는 것이 좋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 때문에 비뇨기과의 겨울방학 특수가 시들해진 분위기다. 포경수술, 어떨 때 받아야 하나 ‘포경’이란 음경 앞부분인 귀두를 피부껍질(표피)이 덮고 있어 피부를 뒤로 젖혀도 귀두가 노출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포경수술이란 음경 피부와 표피를 적당하게 절개해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포경에는 가성포경과 진성포경이 있다. 가성포경은 평상시에는 귀두가 표피에 덮여 있지만 발기하거나 손으로 피부를 잡아당기면 귀두부가 노출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진성포경은 발기된 경우에도 표피가 뒤로 당겨지지 않아 귀두부가 노출되지 않는 상태를 이른다. 의료계에서는 모든 남성에게 포경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진성포경에 대해서는 수술의 필요성에 찬성하는 쪽이 많다. 이런 진성포경은 음경의 발육은 물론 발기에도 지장을 주는 등 여러 가지 단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대 청소년을 둔 부모 입장에서 과연 포경수술을 시켜야 할지 말아야 할지 딱히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비뇨기과 전문의 조성완 원장(이윤수비뇨기과)은 “요즘은 청결상태가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굳이 포경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며 “하지만 포경수술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귀두의 표피에 자주 생기는 염증(귀두표피염)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포경수술의 필요성을 인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16세 때 가장 적당한 수술시기” 그렇다면 포경수술은 언제쯤 받는 것이 좋을까. 불과 수년 전만 하더라도 갓 태어난 신생아에게 포경수술을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신생아가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1999년 3월 미국소아과학회(AAP)가 마취 없이 포경수술을 시행할 경우 신생아가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신생아 포경수술이 급격히 감소했다. 포경수술을 받는 적당한 시기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다. 흔히 사춘기 시절, 즉 11~16세에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가 지난 2005년 초 비뇨기과 전문의 205명을 대상으로 포경수술에 대한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영아포경수술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4.5%의 의사가 반대했다. 적당한 포경수술 시기에 대해서는 비뇨기과 전문의의 76.6%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사춘기 전까지’를 꼽았다. 조사 결과와 관련, 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는 “포경수술에 대해 의료계 내부에서도 찬반 논란이 있다”며 “대다수 전문의들은 학창시절 포경수술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병원에서 포경수술을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위로 페니스 둘레를 따라 절단하는 배면 절개법을 비롯 ‘벨 클램프(Bell clamp)’란 기수를 이용하는 수술법, 피부층만 떼어내는 ‘이중절개법’과 내표피와 외표피를 따라 잘라내 꿰매주는 ‘삼중절개법’, 그리고 레이저포경수술 등 5가지 방법을 이용한 시술이 가장 많이 이뤄진다. 조성완 원장은 “여러 시술법 가운데 이중절개법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자의 나이나, 성기의 발육상태 및 형태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포경수술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며 “만약 포경수술을 한다면 기본적으로 부분마취에 따른 통증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의 나이가 가장 적당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중·고등학생은 성기가 한창 발육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가급적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며 “성인이 된 이후에도 포경수술이 가능하지만 10대 청소년기에 비해 수술에 따른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좀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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