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아이템은 획기적일수록 빨리 망한다.
저는 그렇다고 장담합니다. (물론 안망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그것은 다른 이유 때문입니다.) 왜냐면 아이템이 획기적일수록 창업자는 생각하는 힘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와~ 이거하면 대박나겠다'라는 생각은 다른 사람이 머릿속에서 나온 겁니다. 내가 직접 박터지게 생각하고 쥐어짜낸 생각, 깊은 맛을내는 장맛급 아이디어가 아니기 때문이죠. 이러한 아이디어적 아이템은 한탕이기 때문에 붐이 한번 불꽃 튀고나면 그냥 사그라듭니다.
홍대에 음식점에서 카드를 긁고보면 가끔 간판과는 다른 업종명의 카드 명세서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분명 전골 파는 곳인데 업종명은 **치킨으로 되어있고, 주점으로 되어있고 그렇습니다. 이 분들은 초기에 좋은 아이템으로 시작했다가 어느새 그 붐이 꺼지고나서 업종 전환을 굉장히 잘 한 것입니다. 그 사장님은 그 자리에 오래 계시더군요. 이와 반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홍대 상권은 임대료가 높고 권리금이 천정부지로 솟아 있어 6개월을 못버티면 당장 손털고 나와야만 합니다. 안그러면 억대 빚을 지게 될 정도로 임대료와 부대비용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방학이 지나면, 홍대 주변 식당 간판이 바뀐것을 자주 목격합니다. 손해보고 나오시는 분들이 그만큼 많은거죠.
획기적이고 아이디어가 충만한 사업 아이템은 필수적으로 3~5년가량의 '검증'이 필요합니다. 붐이 꺼지면 몇몇 업체만 살아남고 그나마 안정화됩니다. 어떤분은 '붐일때 바짝벌고 권리금 챙겨 나오자!' 라고 하시는데 이것은 '주식 쌀때 사고 비쌀때 팔자!' 라는 구호와 동일합니다.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르기 때문이죠. 바로 위에서 말씀드린 그 사장님께서는 붐을 잘 탔던것 같습니다. (뭐 운이 좋았을 수도 있고요)
제목이 아이템에 대한 내용이어서 프랜차이즈와 오프라인 매장 얘기를 잠깐 했지만, 이것은 비단 매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최신유행하는 획기적인 아이템이 필요해 라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획기적 아이템이 절대 성공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죠) 레드오션에 오픈해도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이 꼭 있기 마련입니다. 그럼 이들은 왜 잘되는걸까요.
20년이상 자리잡을 수 있는 롱런 아이템
우리네 자금 상황으로는 2년안에 망하면 다시 재기하기 힘듭니다. 왜냐면 돈이 없으니까요. 빚내서 오픈했는데 망하면 돈이 어디있겠습니까. 한번 쇼핑몰을 하기로 한 이상 20년을 봐야 합니다. 쇼핑몰이 됐건 매장이 됐건 말이죠. 쇼핑몰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몇 년 하고 말거라고 생각하면 분명히 잘 안되서 사업을 접게 됩니다. 그렇다면 최신 유행하는 아이템은 곧 사라지기 쉽습니다.
최신 유행은 트렌드이기 때문에 길게가지 않고 반짝하는 아이디어가 많습니다. 불닭이 그랬고 쭈꾸미니 오삼불고기니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지금은 자생할 정도만 남게 됐습니다. 이렇듯 수많은 분들이 반짝하는 프랜차이즈로 쓰러져 갔습니다. 그렇다면 오랫동안 남아있는 사업을 찾는것, 구관을 찾아보시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저희 사무실 근처에 칼국수집은 새로 컨셉 디자인을 해서 오픈을 했는데, 1988년부터 시작한 칼국수집이더군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직접 끓이시고 식재료까지 직접 골라내시는 분들입니다. 왜 롱런하는지는 이 한 줄 만으로도 아시겠죠?
이제 막 쇼핑몰 오픈하는건데 20년을 보라는건 사실 어폐가 좀 있습니다. 20년의 경험은 커녕 쇼핑몰 2개월도 해본적 없는 일인데 말이죠. 다른말로 설명하자면, 그 전에 접거나 망하게 되면 큰 낭패를 보기 때문에 적어도 망하지 않도록 오래 유지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서 운영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생각으로 운영하지 않으면 일단 사업은 영세할 수 밖에 없고 영세하면 외부의 환경에 크게 휘둘리게되고 휩쓸려서 쉽게 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영세해서는 환경에 대처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사업을 하는것이 중요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혜안을 갖고 완전히 새로운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수천만분의 일 확률이 아닐까 싶지만, 어떠한 '눈'을 갖고 이런 영역을 개척해 나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대개는 한 업종에 오래 종사하여 그 전문 분야에 눈의 트였거나 뭔가를 봤거나 하는 분들입니다. 아니면 특출나게 다른사람이 못보는 것에서 광명을 찾는 분들도 있죠. 둘중 하납니다. 진짜 천재 아니면 식견이 좁은겁니다. 식견 좁은 쪽이면 광속폐업이 가장 먼저 기다리고 있겠군요.
문제는 그러한 아이템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고, 그걸 내것화 시키는 것입니다. 내꺼로 만들어야 그것이 나만의 빛을 또로록! 내주는 겁니다. 아이템을 찾아내는 것도 아이템이 빛나게 만드는 것도 다 내 역량에 달려있습니다. 결국 아이템이라기 보다는 시스템이라고 하는것이 더 현명한 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동일한 일을 해도 어떤 사람은 잘 되고 어떤 사람은 안되는 것이죠. 이 역량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걸까요.
아이템을 무시해버리는 기초체력
요즘 게임은 소위말해 '템빨'이란게 있습니다. 아이템 빨이라는 거죠. 아이템이 후지면 점수를 높게 못받는다거나 아이템이 좋아서 죽을 위기도 살아나는 뭐 그런거죠. 그러나 실제 세계에 그런게 있겠습니까.있다면 '자신의 능력'이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건 아이템이 아니죠!) 모든 창업 아이템의 위력을 넘어서는 지속 가능하고 평생 쓸모있는 기초체력이 없다면 아무리 아이템이 좋아도,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도 롱런하기 어렵습니다. 사업을 위한 기초체력은 무엇일까요.
- 마케팅 마인드 : 마케팅 마인드는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이게 없다면 사업이 저절로 잘 되는일은 없을겁니다. 아, 망하는건 저절로 됩니다. ㅋㅋ 그래서 전략적인 마케팅이 계획되어있지 않다면 사업을 안하시는것이 좋습니다. 그냥 오픈해놓고 광고하면 되겠지 까지만 생각하는 것은 누구나 다 합니다. 그 외의 것들을 생각하셔야 하고 공부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백번을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는데 사업의 컨셉부터 말투, 주인장의 이미지까지 모든것이 마케팅과 관련된 요소입니다.
- 경영 마인드 : 동네 가게 운영하려고 하듯 하면 그 이상을 해낼 수 없고, 중소기업처럼 운영하려면 그 이상 커질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크게 볼 수 있는 사람이 크게 할 수 있습니다. 작은 구멍가게급 쇼핑몰이지만 중구난방 대중없이 일하지 말고 체계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계가 잡혀나갈수록 경영하는 느낌이 나죠. 거기까지 커 나가는것이 우리의 과제이지만, 구멍가게처럼 하려면 완벽한 내실체제로 가야 하고 구멍가게도 경영하여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해내면 되겠습니다.
- 매너 : 가게를 하는것, 쇼핑몰을 하는것은 물건을 파는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기에,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어려 보인다고 '얼마예요' 물어보면 '8천원' 이렇게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주인은 이미 손님을 떠나보낸겁니다. (전 경험했다구요!) 이런 불친절한 쇼핑몰 많습니다. 중요한것은 매너를 잘 지키라는 것이지 무조건 착하고 친절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을 대하는 센스는 일단 투철한 배려정신이 필요합니다. 이 사람이 뭘 얻고자 하는지 머릿속으로 들어가 생각할 수 있는 능력, 공감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상대방을 공감하면 무엇이 필요한지 느껴지게되고 이것을 해결해 주기 위해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친절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행동입니다. 그래서 무조건 굽신굽신, 손님은 왕이다가 아니라 주인의 말을 알아듣고 재빨리 요청에 응해주는 집사가 되야 합니다.
- 부지런함 : 일 잘해야 합니다. 말그대로 쇼핑몰 처음 하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고됩니다. 뭘 해야하는지 알고 하는것과 우왕좌왕 하는것과는 완전히 다르잖아요. 부지런함은 경영마인드와 더불어 중요한 것인데 사업이 잘 돌아갈 수 있는 기름칠과 같습니다. 게으르거나 천성이 노는걸 좋아하면 어느순간에 삐걱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필요할 때만 부지러해질 수 있도록 업무 시간을 규정하는것이 도움이 됩니다. 체크리스트를 통해 중요한 업무들을 빼놓지 않고 처리할 줄 알아야 하고 언제든 성실하게 일과 대면해야 합니다. 이렇게 못하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일은 업무가 되어 나에게 과도한 짐처럼 느껴집니다. 부지런함은 기초체력중에서도 가장 기본입니다.
- 책읽기 : 요즘들어 유행한다고 읽기 어렵고 딱딱한 고전이나 인문서를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수많은 독서를 통해 생각이 통합되고 믹스되어 훌륭한 다른 것으로 재생산됩니다. 일단 당장에 도움이 되는 실용도서부터 읽으십시오. 그리고나서 자기 개발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책을 잘 읽고 잘 파악하고 좋은 책들을 지속적으로 손에서 놓지 마십시오. 자기 수준에 맞는 책부터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책으로 그 폭을 넓혀나가면 나의 지적 능력은 나날이 발전하게 됩니다. 이것이 가장 큰 투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정도 기초체력을 수준높게 기를 수 있다면 당신 앞에 어떤 아이템이 떨어져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 기초체력을 사업을 하는 중간에 기르게 됐다고 생각하는데 진짜 조금씩 쌓이는것 같아 실력이 향상되는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뒤 돌아보면 초창기때의 모습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사업한지 5년이 됐다고 조금 성장했나봅니다.
뭐가 됐든 하나가 부족하면 망하기 십상.
그러나 착각하시면 안됩니다. 위 기초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어떠한 사업이든 잘 해낼 수는 없겠죠. 상황이나 타이밍, 전략이나 기획, 판촉, 회계 상식, 수익율계산, 사장마인드, 직원관리, 비용관리, 마케팅, 홍보, 관리, 청소, 접객, 시장상황, 거래처상황, 자금상황 등 다양한 고려요소 중 뭐라도 하나가 부족하면 성공하는데 마이너스가 됩니다. 그냥 마이너스만 되면 좋은데 실제 창업에서는 치명적 결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쉽게말해 망하는거죠. 뭐 하나 부족했다고 사업 망하나?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실제로 망할 수 있습니다. 사람 잘 만나는것 만으로 안되는 것도 있고 돈 많다고 잘 되는것도 아닙니다. 돈 최소로 쓰면서도 사람 잘 만나고 수익을 좋은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여 매너좋게 사업을 이끌어나가면 그것만큼 좋은게 없지만 뭔가 한두개 이상은 부족한 면이 있기에 실패를 맛보게 됩니다.
그래서 다양하게 준비하고 전략을 세워 자신의 경험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 사업자의 자세여야 합니다. 돈벌기가 아니라 사업경험과 마인드 쌓기로 접근해야만 성공적인 사업으로 안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돈은 실력이 늘면 나중에 벌고 최대한의 사업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도록 자신을 몰아가야 합니다. 모든 것이 배움으로 접근하지 않거나 가치 없다고 생각했다가는 그냥 망하는게 아니라 진짜 크게 망합니다. 언제나 배우고 겸손하고 빠르고 민첩하게 행동하여 최대한 금전적 실수를 줄이는 것이 망하지 않는 지름길입니다.
획기적인 아이템이나 아이디어에 연연하지 말고 사업의 기초 체력을 길러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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