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리 곳곳에서 "15%대 고수익 보장. XX역 1분 거리" 등 선정적인 문구를 단 현수막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경기 침체와 실질소득 감소에 지친 서민들은 이런 꿈같은 소리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면서도 이를 쉽게 지나쳐 가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수익률을 따져보면 홍보문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토지, 호텔 등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이런 상품은 대체로 투자 규모가 커 피해액도 상당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자료사진=머니위크DB
◆뻥튀기 수익률… 업체의 이상한 셈법

통상 수익형 부동산의 임대수익률은 담보대출을 받아 투자한다는 가정 아래 산출된다. 예를 들어 2억원짜리 오피스텔에 투자할 때 1억원을 대출로 충당한다면 나머지 1억원만 투자금으로 산정되는 방식이다.

여기에 임대보증금 2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8000만원을 투자금액으로 보는 게 분양 업체의 계산법이다. 이렇게 되면 임대수익을 800만원을 받아도 수익률은 10%가 나오게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실질적인 수익률은 4%밖에 나지 않는 셈이다.

1억원의 대출 이자를 내고 나면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 업체들은 고수익률을 억지로 껴 맞추려고 일부러 보증금 비율을 높이고 대출을 권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한다. 문제는 최근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수익률이 하락하는 추세라는 점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서울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수익률은 5.54%로 최근 6년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0년(5.79%) 처음으로 5%대로 내려앉은 이후 내림세가 이어지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신도시 등 아직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지역은 수요와 유동인구 예측이 어려워 업체의 말만 믿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적 강제 장치 없는 확정 수익률… 안 지켜도 그만

분양형 호텔 업체들의 행태도 비슷하다. 특히 최근 분양형 호텔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제주지역에 계약금과 중도금 50% 전액 무이자 융자는 기본이고 10년간 확정임대수익(실투자금 대비 15.48%) 등 각종 혜택을 내세운 광고가 판을 치는 모습이다.

투자자에게 약속한 수익을 반드시 돌려줘야 한다는 법적인 장치는 없다. 이는 운영자와 투자자 사이의 계약일 뿐이다. 분양한 객실을 빌려주고 나오는 수익 중 일부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인데 객실 가동률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 자연히 돌려줄 수익은 적어지게 된다.

투자자 수익금을 운영자금보다 먼저 지급한다는 설명도 따라붙지만 이렇게 된다고 해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운영자금이 부족하면 서비스의 질이 떨어져 수익률 역시 하락하는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주도는 2018년 예상 관광객 유치목표를 1700만명으로 잡았다. 이를 기준으로 관광숙박시설이 5만2000실정도 필요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공급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최대 6500실이 과잉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방증이다.

관광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조건에 현혹하지 말고 시행사와 시공사 규모나 재무구조 등을 확실히 확인해야 한다"며 "공급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요금이 낮아지고 수익이 줄어 수익을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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