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 김연아 “기뻐서 울 뻔했어요”…부상과의 싸움선 이겼다
 

'피겨 요정' 김연아(17·군포 수리고). 좀처럼 표정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얼음 공주'지만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일 뻔했다. 지난 24일 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총점 186.14점을 얻어 한국인 최초로 동메달을 따낸 뒤였다.

" 아쉬워서가 아니라 기뻐서 눈물이 나오려고 했어요. "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 점수인 71.95점으로 1위에 올랐다가 3위에 그친 김연아의 표정에서 실망감은 찾을 수 없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놀라운 성장=

브라이언 오서(45) 코치는 "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김연아를 보면 놀랍다 " 고 했다. 그러나 아직 2% 부족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김연아가 이번 대회 1위 안도 미키(총점 195.09점)와 2위 아사다 마오(194.45점·이상 일본) 등 경쟁자들을 제치려면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을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서 코치는 올 여름 캐나다 전지훈련 때 트리플 악셀을 집중적으로 지도할 계획이다.

김연아는 25일 ISU가 발표한 여자 싱글 세계랭킹에서 4000점으로 2위에 올라 자신의 시니어 역대 최고 순위(5위)를 경신했다. 아사다는 4205점으로 1위에 올랐으며 나가노 유카리(3975점)와 안도(3970점)가 3, 4위를 차지했다.

◇부상과의 싸움=

대회 기간 내내 김연아가 싸운 상대는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지긋지긋한 허리 통증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캐나다 전지훈련 막바지에 꼬리뼈도 다쳤다.

김연아는 허리 통증을 잡기 위해 대침(大鍼)을 맞고 경기에 나섰다. 다행히 통증은 누그러졌지만 문제는 체력이었다. 김연아는 경기 후 " 4분이나 되는 프리스케이팅을 소화해 내려면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부상 때문에 훈련량이 부족했다. 힘이 달려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없었다. 다음 시즌엔 무엇보다 몸 관리에 신경을 쓰겠다 " 고 말했다.

부상을 이겨낸 집념과 투혼이 있었기에 더욱 빛나는 동메달이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도쿄=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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