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우면 헷갈리는 신권…만원권과 천원권 “너무 비슷해”

 


 
서울 창동에서 과일 노점상을 하는 강영춘(46)씨는 요즘 손님들이 건넨 신권을 환한 불빛 아래에서 꼼꼼히 확인하고 있다. 1000원짜리 신권을 내고는 “1만원을 줬다”며 우기는 손님들과 여러 차례 실랑이한 적이 있어서다.

개인택시 운전사 홍민규(51·서울 홍은동)씨는 며칠 전 새벽 술 취한 손님이 1만5000원이라며 건넨 돈에서 택시요금 1만1000여원을 제하고 3000여원을 거슬러 줬다. 홍씨는 나중에 손님이 1만원이라고 준 돈이 1000원짜리 신권인 것을 확인하고는 속이 쓰렸다. 강씨와 홍씨는 8일 “예전 지폐는 식별하기 쉬웠는 데 신권은 헷갈린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지난 1월22일부터 유통된 1000원권과 1만원권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주로 밤 시간대 현금 거래가 잦은 업종에 종사하는 시민들은 새 1000원권과 1만원권이 눈에 익지 않은데다가 색상까지 비슷해 돈거래를 하면서 엉뚱한 손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은행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이디 ‘화난다’ 네티즌은 “담배소매업을 하는 70대 장모님이 신권을 구별 못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식별을 쉽게 하기 위해 새 1000원권과 5000원권, 1만원권을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 다시 차가운 색 순으로 순환 배열했으며 1만원 신권의 가로 길이를 1000원 신권보다 12㎜ 길게 만들었다”면서 “현재로선 별다른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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