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진역에 모습 드러낸 북한열차 "1시간 거리, 57년 걸렸다"

 


불과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이 길을 오기 위해서 무려 57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조금 전 12시 32분 진한 청록 색깔의 북한 9051열차가 마침내 제진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11시 30분에 금강산을 출발한 동해선 열차는 11시 51분에 감호역에 도착해 통관절차를 밟은 뒤 12시 15분 군사분계선을 통과했고 12시 31분 제진역에 도착했다.

천천히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 동해선 9051열차가 오는 제진역에는 북한의 열차를 맞는 이 곳 주민들의 마음을 나타내기라도 하듯이 화창한 햇살이 쏟아졌다.

열차가 플랫폼에 멈추자 역주변에서 애타게 열차를 기다리던 지역주민들은 파란 한반도기를 흔들며 역쪽으로 달려나가 북쪽의 손님들을 맞이했다.

열차 탑승객들이 열차에서 내리자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화동들이 귀한 손님들에게 화환을 걸어주며 경사스러운 날을 기념했고 미리 나와있던 고적대들은 환영의 음악을 연주했다.

12시 40분 열차승객으로는 처음으로 남측의 소설가 이호철 씨가 대합실을 나섰다.

김용삼 철도상은 "열차를 타고 오니 통일 되서 들어온 것 같다"며 다시 달리게 된 동해선 열차의 탑승소감을 대신했다.

지금 현재 탑승객들은 제진역을 나와 역 밖의 환영인파들을 거쳐 곧장 오찬장으로 향하고 있다.

제진역 바깥에서는 지역주민들이 탑승객들을 향해 열렬한 환호를 보내고 있으며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가 연주됐다.

북한의 김용삼 철도상과 박정성 북측단장 등 32명은 남측 탑승객들과 함께 점심 오찬을 함께한 뒤 오후 3시 열차편으로 북으로 돌아간다.

CBS사회부 김중호 기자 gabob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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