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도 호원도장
2007. 10. 15. 11:57
2007. 10. 15. 11:57

허리사이즈 51㎝(20인치). 소수에 불과한 개미허리를 가진 사람들의 허리둘레가 아니다. 일부 여중·고생들의 ‘보편적인’ 교복 허리사이즈다.
최근들어 적지않은 중·고교생들이 ‘꽉끼는 교복’을 선호하면서 교복 사이즈가 작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미니멀리즘 교복’에 대해 상당수 학생들이 공감하는 반면 어른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상당수 학부모들은 일부 학생들이 ‘단정함·면학분위기 조성’이라는 교복의 본래 기능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것.
더욱이 일각에서는 이같은 교복 줄여입기 풍조가 왜곡된 외모 중시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탈선을 부추기는 바로미터로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사회적인 관심과 학부모·교사들의 적극적인 조언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도내 중고교생들에 따르면 와이셔츠, 조끼, 재킷 등을 원래보다 5∼8㎝ 정도 줄인 교복을 착용하는 학생들이 상당수다.
미니멀리즘 교복의 핵심은 상의와 하의를 짧고 작게 만드는 것. 여학생의 경우 치마까지 10∼15㎝ 짧게 줄인다는 게 학생들의 설명이다. 상의는 허리선이 드러난 채 배꼽길이로, 하의는 무릎 위까지 올라간다는 것.
이같은 미니멀리즘교복이 5~6년전부터 빠르게 퍼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교복업체들도 학생들의 선호도를 감안해 짧고 슬림한 교복을 출시하고 있지만, 일부 학생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작은 교복’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상당수 학생들은 ‘미니멀리즘교복은 유행에 따르는 당연한 흐름’이라는 반응이다. 전주시내 한 고교에 다니는 전모양(17)은 “작은 교복이 활동하기에 불편하지만 예뻐보이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면서 “학급에서 절반 이상은 교복을 줄여 입는다”고 말했다. 전양은 또 “학교측은 학칙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꽉끼는 교복을 금지하고 있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입어볼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성세대의 경우 ‘교복이라 할 수 없는 옷차림’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게 사실. 고1 딸과 중3 아들을 둔 주부 정모씨(40·완주군 봉동읍)는 “일부 중고생들은 단추가 잠궈지지 않을 정도로 교복을 줄여입는다”면서 “이같은 추세가 단순한 유행에 그치지 않고 탈선으로 가는 비상구로 전락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전북일보 이세명(dalsupia@jjan.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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