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생활] ‘77살 백화점’ 옛모습 살렸네

 

 

1930년 문을 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건물인 신세계 백화점 본관이 옷을 갈아입었다. 이 건물의 리모델링은 애초 건물의 쓰임과 구조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근대건축물의 재활용에 대한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2005년 8월 신관이 완공되면서 리모델링을 시작한 신세계 본관은 2월말 명품관으로 재개관할 계획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리모델링 과정에서 건물 외벽을 덮었던 노란빛 타일을 신관과 같은 붉은빛 화강석으로 전면 교체한 점이다. 또 전면 발코니 난간, 처마밑 장식, 기둥머리 장식, 정문 천장등, 쇼윈도 창살은 원형을 복원했고, 발코니 아래 장식은 원형을 보존했다.



건물 외벽 타일을 전면 교체한 것은 논란을 일으킬 만한 대목이다. 문화재 가치가 높은 근대건축물의 외관을 바꿨기 때문이다. 외국에선 건물 외벽을 원형대로 유지하면서 내부 구조를 바꾸는 경우가 많고, 한국에서도 옛 대법원을 서울시립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할 때 이 방식을 썼다.

근대건축 전문가로서 이번 공사를 자문한 김정동 목원대 대학원장(문화재위원)교수는 “리모델링 전 외벽 타일은 원형이 아니라, 1985년 교체된 것으로 안정성·안전성이 떨어져 화강석으로 교체했다”며 “타일 외에 건물의 외형이나 내부 구조는 모두 살렸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본관은 신관이 들어선 뒤에도 애초의 백화점으로 그대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받는다. 또다른 대표적 근대건축물인 옛 서울역이나 신촌역은 새 건물이 들어선 뒤 거의 버려져 있다. 그나마 한국은행 본관을 화폐박물관으로 바뀐 일이 애초 용도를 반영한 드문 사례다.

이번 리모델링의 막후엔 김정동 교수가 있었다. 김 교수는 자문위원로서 헐릴 수도 있었던 이 건물을 원형대로 살려서 백화점 용도로 재활용하자고 조언했다. 역사와 전통을 브랜드로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신세계 건설의 권용주 현장소장(상무)은 “일반 건축보다 3배 이상의 비용이 들었고, 공사 기간도 예정보다 6개월이 늘어났다”며 “남들이 보면 바보짓이지만, 근대건축물 리모델링의 모범을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아직 이 건물은 근대(등록)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았다. 문화재로 지정·등록되지 않으면, 건물주가 언제든 마음대로 부술 수 있어 영구히 보존되기 어렵다. 이유범 문화재청 근대문화재과장은 “지난 2000년께 신세계에 근대문화재 등록을 권고했으나, ‘법적 제약이 있다’며 거부했다”고 밝혔다. 정병권 신세계 홍보팀 부장은 “근대문화재로 등록할 계획은 없지만, 문화재가 된 것보다도 더 잘 보존·활용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신세계백화점 본관의 역사

신세계 백화점 본관은 1930년 일본 미쓰이 재벌의 미쓰코시 백화점 경성지점 건물로 지어졌다. 해방 뒤 미군 피엑스로 사용되다가 1955년 동화백화점이 됐다.
1963년 삼성으로 넘어가면서 신세계 백화점으로 바뀌었으며, 1964년 이 건물에서 동양텔레비전방송이 개국했다. 1970년 건물 뒷부분, 1971년 5층이 덧지어져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 한겨레(http://www.hani.co.kr)

신세계백화점 공중에 떠있다?



지난 22일 서울 충무로 1가 52-5 신세계백화점 구관(舊館) 지하공사장.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도 공사장에는 냉기가 돌았다. 전등 빛으로 실내를 밝힌 공간에는 기둥이 줄지어 서 있었다. 기둥은 모두 75개였다.

원래 지하 1층·지상 5층이었던 신세계백화점 구관은 지금 이 75개의 기둥에 의지한 채 공중에 떠있다. 신세계는 구관의 지하 공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옛날 지하 바닥에서 2.3m를 더 파내려 갔고, 지금은 4.65m(기존 2.35m+2.3m) 만큼 건물을 띄운 상태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로 76년을 맞이한 구관의 외관을 훼손하지 않고 리모델링(Remodeling)하기 위해 이처럼 모험적인 공법을 시도한 것이다.



건물을 허물지 않고 리모델링

신세계는 작년 8월 신세계백화점 구관 바로 옆에 본관을 오픈하면서 구관에 대한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박주성 상무는 “서울시와 중구청에서 구관에 대한 역사적 보존 가치가 높아 건물을 훼손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보존개발지구이기 때문에 외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층고(層高)를 높이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새로운 공법을 찾던 중 오래된 건물이 많은 일본과 러시아에서 해답을 찾았다. 기존 건물에 마이크로 파일을 박아 공중에 띄운 상태에서 리모델링했다는 말을 들은 것이다.

신세계건설의 권용주 상무는 “오사카 중앙공회당은 1918년 준공된 건물로 1999년 보수를 하면서 마이크로 파일을 박는 공법으로 증축했고, 러시아의 볼쇼이 극장도 2001년 보수를 마쳤는데 역시 같은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공법

신세계는 구관 건물을 떠받치고 있던 75개 기둥 아래에 각각 ‘마이크로 파일’을 4개씩 박은 뒤 2.3m를 더 파고 들었다. 마이크로 파일(강관)의 전체 직경은 165㎜로, 가운데는 철심인 65㎜ 강봉(鋼棒)을 넣고 나머지를 시멘트 등으로 채웠다.

구관 건물 전체를 받치기 위해 모두 300개의 마이크로 파일이 들어갔고, 파일 한 개가 약 70t의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이 마이크로 파일로 만든 기둥들이 구관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권용주 상무는 “안전에 대한 신경을 몇 배 더 써야 하기 때문에, 보통 공사의 경우 1주일에 1~2차례 하는 계측(計測) 관리를 24시간 내내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혹시 일부 기둥에 갑자기 과도한 무게가 실려 벌어질지 모를 위험한 상황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권 상무는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오히려 돈이 적게 들고 기간도 짧기 때문에 국내 건설공사에선 마이크로 파일을 이용한 증축 사례가 거의 없었다”면서 “이렇게 하다 보니 구관 공사비도 배가 더 들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의 장동운 차장도 “이런 공법은 공사비도 많이 들고 증축도 힘들어 한국에서는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옛 건물이 많은 일본의 경우, 대부분 이 공법으로 기존 건물을 보존한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구관 공사는 2007년 12월 마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기념비적 건물

신세계가 이만큼 구관에 신경을 쓰는 것은 국내 유통사(史)에서 기념비적인 건물이기 때문이다.

구관은 1930년 일본 미스코시백화점 경성점으로 처음 오픈했다. 한국 최초의 백화점인 셈이다. 미스코시백화점 경성점은 해방 이후 동화백화점으로 바뀌었다가, 삼성이 1963년 동방생명을 인수하면서 당시 동방생명의 소유였던 동화백화점도 함께 삼성에 넘어갔다.

97년에는 계열 분리가 되면서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그룹에 남게 됐다.

(손정미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jmson.chosun.com])

 

 

 

사진 속에 보이는 두 아기 중 뒤에 있는 큰 아기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

앞의 아기는 평균체중으로 태어난 아기로 비교를

위해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고 하네요.

 

정말 크죠^^)물론 그냥 태어날 수는 없죠.

제왕절개로 태어났데요.

 

청계천 복원후 동·식물 4배 늘어

복원된 서울 청계천 생태계가 해마다 풍부해지고 있다.

서울시설공단은 작년 12월 말 현재 청계천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동식물은 모두 386종류라고 2일 밝혔다. 복원 전보다 4배가량 늘었으며, 1년 새 70종이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불청객’ 외래 동식물들도 함께 늘었다. 참개구리·두꺼비 등 어렵게 정착한 토착 양서류들의 삶을 위협하는 붉은귀거북은 작년 한 해 동안 상·하류에서 골고루 15마리가 잡혔다.





 

시설공단이 이날 발표한 ‘청계천 생태현황도’에 따르면, 물속 무법자인 배스와 블루길도 가시납지리, 갈겨니 등 토종물고기와 함께 청계천 어류 23종에 이름을 올렸다. 다행히 치어일 때 한 차례씩 발견된 수준이다. 청계천의 새는 철새를 포함해 33종.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와 솔부엉이도 발견됐으나, 우연히 날아온 것으로 판단돼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포유류 서식 상황은 사람들 발걸음 탓에 형편없어, 4종류만 기록됐다. 버려진 개,길고양이,집쥐가 관찰됐고, 족제비는 ‘봤다더라’라는 간접 관찰 기록이다. 동식물이 가장 많은 곳은 사람 발길이 뜸한 하류 신답철교~중랑천 합류부분으로, 257 종이 몰려 있다. 식물들 중에는 환경부 지정 유해식물인 단풍잎돼지풀,돼지풀,서양등골나물도 있다.

서울시는 청계천 동식물 중 갈겨니, 새호리기, 물총새, 청개구리, 잠자리류 등 10종을 우선 보전 목표종으로 지정했다.

[정지섭기자 xanadu@chosun.com]

[사회]우리아이 올겨울 ‘고래’ 잡아줄까?

포경수술은 필수 아닌 선택… 시술한다면 10대때가 적당

“이 소년이 18세가 될 때까지 포경수술 결정을 연기하라.”

2006년 10월 미국 시카고 쿡카운티 법원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판결이 내려졌다. 이혼한 부부가 9살짜리 아들의 포경수술 여부를 놓고 벌여온 법정싸움에 대한 판결이다. 쿡카운티 법원의 조던 캐플란 판사는 “전문가들의 증언으로 제시한 의학적 증거가 포경수술이 의학적 이득이 될지 아닐지를 결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본다”며 “불필요한 포경수술의 결과로 아동이 입을 상해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 포경수술을 반대해온 아버지 쪽의 손을 들어줬다.

흔히 ‘고래를 잡는다’고 표현하는 포경수술을 놓고 요즘 국내 의학계에서도 이견이 분분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지난 1990년대까지 포경수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란 인식이 높았다.

이 때문에 동네 비뇨기과의원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포경수술을 받으려는 10대 청소년으로 북적였다. 일부 비뇨기과에서는 겨울방학이 임박할 무렵이면 별도로 ‘포경수술 예약’을 받기도 했다. ‘포경수술 특수’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의료계를 중심으로 포경수술의 부작용과 유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포경수술의 유효성에 논의를 거치면서 요즘은 ‘반드시 해야 한다’가 아니라 ‘의학적 판단에 따라 필요할 경우에는 하는 것이 좋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 때문에 비뇨기과의 겨울방학 특수가 시들해진 분위기다.

포경수술, 어떨 때 받아야 하나

‘포경’이란 음경 앞부분인 귀두를 피부껍질(표피)이 덮고 있어 피부를 뒤로 젖혀도 귀두가 노출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포경수술이란 음경 피부와 표피를 적당하게 절개해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포경에는 가성포경과 진성포경이 있다. 가성포경은 평상시에는 귀두가 표피에 덮여 있지만 발기하거나 손으로 피부를 잡아당기면 귀두부가 노출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진성포경은 발기된 경우에도 표피가 뒤로 당겨지지 않아 귀두부가 노출되지 않는 상태를 이른다.

의료계에서는 모든 남성에게 포경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진성포경에 대해서는 수술의 필요성에 찬성하는 쪽이 많다. 이런 진성포경은 음경의 발육은 물론 발기에도 지장을 주는 등 여러 가지 단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대 청소년을 둔 부모 입장에서 과연 포경수술을 시켜야 할지 말아야 할지 딱히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비뇨기과 전문의 조성완 원장(이윤수비뇨기과)은 “요즘은 청결상태가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굳이 포경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며 “하지만 포경수술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귀두의 표피에 자주 생기는 염증(귀두표피염)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포경수술의 필요성을 인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16세 때 가장 적당한 수술시기”

그렇다면 포경수술은 언제쯤 받는 것이 좋을까. 불과 수년 전만 하더라도 갓 태어난 신생아에게 포경수술을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신생아가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1999년 3월 미국소아과학회(AAP)가 마취 없이 포경수술을 시행할 경우 신생아가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신생아 포경수술이 급격히 감소했다.

포경수술을 받는 적당한 시기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다. 흔히 사춘기 시절, 즉 11~16세에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가 지난 2005년 초 비뇨기과 전문의 205명을 대상으로 포경수술에 대한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영아포경수술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4.5%의 의사가 반대했다. 적당한 포경수술 시기에 대해서는 비뇨기과 전문의의 76.6%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사춘기 전까지’를 꼽았다.

조사 결과와 관련, 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는 “포경수술에 대해 의료계 내부에서도 찬반 논란이 있다”며 “대다수 전문의들은 학창시절 포경수술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병원에서 포경수술을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위로 페니스 둘레를 따라 절단하는 배면 절개법을 비롯 ‘벨 클램프(Bell clamp)’란 기수를 이용하는 수술법, 피부층만 떼어내는 ‘이중절개법’과 내표피와 외표피를 따라 잘라내 꿰매주는 ‘삼중절개법’, 그리고 레이저포경수술 등 5가지 방법을 이용한 시술이 가장 많이 이뤄진다.

조성완 원장은 “여러 시술법 가운데 이중절개법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자의 나이나, 성기의 발육상태 및 형태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포경수술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며 “만약 포경수술을 한다면 기본적으로 부분마취에 따른 통증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의 나이가 가장 적당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중·고등학생은 성기가 한창 발육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가급적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며 “성인이 된 이후에도 포경수술이 가능하지만 10대 청소년기에 비해 수술에 따른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좀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은 ‘포경수술의 천국’

우리나라 남성 가운데 상당수는 포경수술을 받았다. 1980~90년대만 해도 군대에서 포경수술을 받는 경우가 흔했다. 그러나 의학계에서 포경수술만큼 논쟁거리가 되는 것도 드물다. 서울대 물리학과 김대식 교수가 영국에서 발행되는 국제비뇨기학회지에 게재한 ‘비정상적으로 높은 남한의 포경수술 비율-그 역사와 원인 분석’이란 논문에 따르면 2000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남성의 포경수술 시술 비율은 60%에 달했다. 특히 20대의 포경수술 비율은 80%를 넘었다.

그러나 외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포경수술 비율이 상당히 비정상적이란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유럽 국가들 가운데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의 포경수술 비율은 1% 정도에 불과하다. 영국도 5%대 안팎이며, 중국과 일본에서는 포경수술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1950~60년대 우리나라에 포경수술을 처음 전파한 미국의 비율도 50% 이하로 떨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포경수술 비율은 5% 정도로 알려졌다. 종교적인 의미에서 거의 모든 남성이 포경수술을 받는 유대인을 제외하면 사실상 우리나라의 포경수술 비율은 가히 세계적 수준인 셈이다.


<김상기 의학전문지 ‘청년의사’ 기자 bus19@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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