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28개 단지, 2008~2009년 전기료 22억원 낭비]

- 住民 모른다고 무책임하게 계약
한국전력과 비싸게 계약한 곳 監査 해보니 서울 40% 넘어
관리소들 "더 걷힌 전기료로 공용 전기료 줄여줬다" 해명
경기 안성 住民, 반환訴 승소 "가구당 최대 19만원 지급하라"


#1. 임대아파트인 부산 기장군 정관휴먼시아 1단지(1533가구) 주민 460여명은 최근 법원에 "부당하게 더 걷은 전기요금을 돌려달라"며 임대 주체인 LH와 주택관리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소송을 낸 주민들이 돌려달라는 전기료는 1인당 25만원씩, 총 1억1000여만원이다.

이 아파트는 가구별 전기 사용량과 공용 사용량 구별 없이 단일 요금 방식으로 계약하는 것이 가구용과 공용을 구분해 매기는 종합 계약 방식보다 가구당 월 8000원가량씩 전기료가 싸게 먹힌다.


		9일 부산 기장군 정관휴먼시아 1단지 동대표 권명자(오른쪽)씨가 2009년 입주 때부터 최근까지 낸 전기요금 내역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9일 부산 기장군 정관휴먼시아 1단지 동대표 권명자(오른쪽)씨가 2009년 입주 때부터 최근까지 낸 전기요금 내역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그런데 주택관리공단은 값싼 단일 계약을 하고도 주민들에게는 약 6개월간 그보다 비싼 종합 계약을 했다고 속여서 전기요금을 징수하고는 차액을 빼돌린 게 아니냐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소송에서 주민들을 대리하는 김병진 변호사는 "전기요금은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사용량만큼 계약 단가대로 부과해야 하는데, 주택관리공단이 다른 단가를 적용해 부과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고의적으로 주민들을 속였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리사무소 측은 "남은 돈으로 공용 전기료(가로등이나 엘리베이터 등에 사용되는 전기료)를 면제하거나 깎아줬다"며 "단일 계약 방식은 전기를 많이 쓰는 일부 가구가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어서 주민이 골고루 혜택을 볼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2. 서울 강남의 R아파트 단지는 지난 2월 전기요금 검침비(檢針費)를 감사했다. 이 아파트에선 중앙 처리 시스템으로 자동 검침이 이뤄져 한국전력으로부터 월 100만원 안팎의 검침비가 아파트 통장으로 매달 들어온다. 그런데 2009년부터 한전이 지급한 검침비 4000여만원을 당시 관리소장 등이 인출해 간 것으로 자체 감사에서 밝혀졌다.

 

감사를 한 주민 최모(공인회계사)씨는 "검침비는 아파트 수입이기 때문에 입주자회의 허락을 받아야만 지출할 수 있다"며 "무단 인출해간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전직 관리소장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2008, 2009년 전기요금 이만큼 더 냈다 도표
 



2008, 2009년 전기요금 이만큼 더 냈다 도표

아파트 관리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27.5%)을 차지하는 것이 전기요금이다.

연간 전체 아파트 관리비 12조원 가운데 3조원 이상이 전기요금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복잡한 요금 부과 방식에 대한 주민들의 무지(無知), 이를 악용한 일부 관리 주체의 눈속임 비리로 안 내도 될 돈이 줄줄 새고 있다.

2011년 감사원 감사 결과 서울 시내 817개 단지 중 340개(41.6%) 단지가 전기 공급 계약 방식을 잘못 택해 2년간 전기요금 161억원을 더 낸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단지에선 관리사무소가 "번거롭다"며 더 싼 방식으로 변경하지 않아 주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감사원은 말했다. 경기도 안성과 부천에선 주민들이 관리 회사를 상대로 '전기료 반환 소송'을 내서 승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안성의 아파트 입주민 20여명이 낸 소송에서 "가구당 17만~19만원과 연체료 손해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전기요금을 산정하는 방법을 변경할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아 4년간 5800여만원을 부당하게 쌓아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수동 검침이 이뤄지는 아파트에서는 관리사무소 등이 검침을 하면서 가구별 사용량을 부풀려 전기요금을 더 걷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갖는 주민이 적지 않다.

하지만 관리사무소 관계자들은 "검침을 조작한다는 건 터무니없는 말"이라며 "더 걷히는 전기료가 있을 땐 공평하게 주민들의 공용 전기료 부담을 줄여준다"고 말하고 있다.

 

 

[주민 편의시설·입주자대표회의… 곳곳서 관리비 유용]

- 감독해야 할 입주자대표가…


쓸데없는 회의 명목 만들어 회의비 타간다는 민원 줄이어 서울 1258개 아파트 단지 중 5.6%만 매년 외부 회계감사

- 어느 아파트 헬스장


장부엔 3년간 4만장 구입 기록… 남아있는 타월은 8500장뿐 사무소 직원, 일부 무단 유출도



	아파트 관리비는 어떻게 구성되나 그래프

서울 강남의 B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이었던 방모(65)씨는 최근 회장직에서 해임됐다.

해임 이유는 '물품 대금 결제를 거부하는 등 아파트 관리 업무 진행에 훼방을 놓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방씨는 자신이 회장을 하면서 관리비 횡령 등 아파트의 비리 문제를 들춰내는 것을 꺼린 쪽에서 주도한 일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는 작년 2월 회장이 되자마자 아파트 관리 업무에 대한 내부 감사를 벌였다고 한다. 본지가 입수한 감사 자료에 따르면 증빙이 없는 지출이 상당수 발견됐다. 방씨는 특히 관리비로 운영되는 주민 편의 시설의 소액 지출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보수공사나 경비·청소비처럼 수억~수천만원씩 되는 덩치 큰 지출만이 아니라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도 관리비가 줄줄 새고 있었다는 것이다.

◇주민 이용 헬스클럽 타월, 어디 갔나 봤더니…

방씨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 아파트 주민 편의 시설 내 커피숍은 2011년 1억6100여만원어치 물품을 구입했다고 회계장부에 기재했다. 하지만 이 중 2900만원가량의 거래명세서가 없었다고 한다. 예컨대 회계장부에는 그해 3월 1670만원어치 물품을 구입했다고 돼 있지만 실제 거래명세서는 500여만원어치뿐이었다는 것이다. 방씨는 "아이스크림 구매비와 판매 실적을 맞춰보니 150만원이 비길래 추궁했더니 '(그 아이스크림은) 직원들끼리 먹었다'고 답하더라"고 말했다.

헬스클럽에서 쓰는 타월 행방이 묘연했다. 회계장부에는 지난 3년간 4만1900장을 구입했다고 돼 있지만 남은 타월은 8500여장밖에 없었다.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래픽=이철원 기자

그런데 이 아파트 주민이 경기도 일산의 다른 아파트에 갔다가 그곳 헬스클럽에서 B아파트 헬스클럽 로고가 찍힌 타월을 쓰고 있는 것을 목격해 방씨에게 신고했다. 조사해보니 2010년 9월 관리사무소 직원이 입주자회의의 허락 없이 타월 500장을 무단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직원은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빌려준 타월을 1년이 지나도록 돌려받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타월 세탁업체 대표가 "뒷돈을 요구해 주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주민 편의 시설 직원 K씨를 형사 고소한 일도 있었다. K씨는 해고됐다.

이에 대해 현 입주자회장인 L씨는 "아이스크림이나 타월 유출문제는 사실이지만 있을 수 있는 실수여서 배상시켰다"며 "커피숍 거래명세서가 없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입주자대표 유흥비, 일하지도 않는 선관위 활동비로도 줄줄

관리비의 올바른 사용과 집행을 감독·감시해야 할 입주자대표들이 관리비를 유용하는 일도 적지 않다.

경기도의 M아파트에선 입주자대표들이 선물비, 유흥비, 사우나비 등으로 관리비를 부당 전용한 일로 입주자대표 출신끼리 형사재판이 벌어졌다. "전직 동대표들이 회식비로 98만원, 선물비로 66만원, 사우나·노래방·야유회·경조사 비용으로 200만원 등 관리비 600만원가량을 유용했다"고 폭로한 전직 입주자대표 옥모(42)씨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2월 말 2심에서 "입주자대표회의 운영비 사용 내역을 보면 실제 그 같은 지출이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 강남의 대단지 아파트에서 동대표를 했던 강모씨는 본지에 "입주자대표들이 술 마시고 회식을 하는 데 관리비를 쓰길래 항의했더니 '이런 맛이 없으면 우리가 왜 이걸 하느냐'고 도리어 큰소리를 치더라"고 제보해 왔다.

서울시에 접수되는 민원 가운데는 "입주자대표들이 쓸데없는 회의 명목을 만들어서 회의비를 타간다"는 내용이 적지 않다고 한다. 경기 광명의 아파트 주민 신모(43)씨는 "아파트 선관위는 동대표 선거가 있을 때만 활동하는데도 운영 경비로 매달 40만원씩 연간 480만원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관리비 집행을 제대로 감사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2011년 감사원 감사 결과 서울시 1258개 아파트 단지 중 매년 외부 회계 감사를 실시한 단지는 70곳(5.6%)에 불과했고, 3년간 한 번도 감사를 안 한 단지가 56.3%(709곳)에 달했다.

 

뇌는 우리 인체 중 가장 신비롭고도 중요한 기관이다. 뇌의 무게(성인 기준)는 몸 전체의 2%에 불과하지만 에너지의 20%를 사용하고 있다. 인체의 모든 근육이 사용하는 에너지양과 동일한 수준이다.

 

신경을 집중해 일을 마치고 난 뒤 심한 피로를 느끼는 이유도 그만큼 대량의 에너지가 고갈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뇌의 부피는 20세를 시작으로 일 년에 0.2%씩 준다.

 

나이가 들면 뇌신경의 전달 속도도 느려진다. 그러면 치매 같은 뇌질환 위험이 올라간다. 대전성모병원 신경외과 이일우 교수의 도움말로 뇌를 죽이는 습관과 살리픈 습관에 대해 알아본다.

만성적 스트레스 vs 일시적 스트레스

건강한 뇌를 위해서는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없애야 한다. 업무에 대한 지나친 걱정, 교통체증, 나쁜 인간관계 등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조금씩 뇌를 파괴하고 신경세포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시냅스를 손상시켜 결국에는 뇌기능의 저하를 유발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을 때 뇌가 분비하는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기 때문에 뇌건겅에 이롭지 않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면 스트레스 환경을 피하고 적극적으로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일시적 스트레스의 경우는 뇌기능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는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기도 하기 때문에 시험을 볼 때 적절한 긴장을 뇌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





↑ [헬스조선]사진=조선일보 DB

나쁜 감정 vs 좋은 감정

우울, 불안 같은 부정적 감정은 뇌 건강에 나쁜다. 감정은 지적인 능력이나 이성을 담당하는 대뇌 피질에 비해 훨씬 하부의 뇌에서 조절되고 있지만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는 회로에 의해 대뇌의 기능을 조절하고 있다. 나쁜 감정은 뇌의 신경전도를 방해해서 뇌에 기억력 저장고의 정보 처리능력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감정 상태를 유지하는 일은 건강한 뇌의 지름길이다. 명랑하고 밝은 감정을 가질 때에는 신경전도가 억제됨이 없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개인의 기억 속에 보유한 모든 처리능력을 동원할 수 있게 되므로 두뇌 능력이 우수해진다. 따라서 항상 밝고 긍정정적인 생각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뇌의 노화를 방지해주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운동 포기 vs 운동 습관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것도 뇌 건강에 좋지 않다. 운동은 뇌세포를 자극해서 치매 위험을 낮춘다. 실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운동을 하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인지 기능 테스트에서 더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나왔다. 또, 뇌의 직접적인 손상을 초래하는 뇌졸중이나 당뇨병 같은 성인병을 운동이 예방하는데 이런 효과를 못 보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운동 습관은 뇌에 활력을 선사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칼 코트만 박사는 운동을 계속 할 때 신경세포의 성장이 운동기능을 통제하는 뇌 부위뿐만 기억력, 추리력, 사고력, 학습능력을 통제하는 부위에서도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 [헬스조선]사진=조선일보 DB

탄산음료 vs 비타민

과자, 빵 같은 밀가루 음식,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햄버거, 피자 등의 기름진 음식을 비롯해 합성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은 뇌 건강에 좋지 않다. 또한, 등 푸른 생선에 다량 포함돼 있다고 알려진 DHA는 뇌세포에 많이 든 지방산이라는 이유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연구도 많이 되고 있지만 아직 두뇌의 기능회복에 좋다거나 치매에 좋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 외에 뇌에 좋다는 많은 식품과 보조식품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그 효과가 확실히 입증된 것은 없다.

그러나,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보조식품 섭취는 뇌의 기능을 향상시켜준다. 비타민이 뇌기능을 개선시키고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뇌기능의 퇴보를 막는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 바있다. 그 중에서도 항산화작용을 가진 비타민 A, B, C, E와 최근 개발된 보효소 Q10 등이 뇌의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

 

블루베리, 사과, 바나나, 녹황색 채소, 마늘, 당근 등 항산화제가 많은 음식도 도움이 된다. 초콜릿도 항산화 성분이 다량 들어 있어서 인지 기능을 올려주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살이 져서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멍하게 있기 vs 새로운 것 배우기

뇌에 아무런 자극을 주지 않는 TV 보기는 뇌 건강에 이롭지 않다. 아무런 생각 없이 내용을 뇌에 들어왔다가 금방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평상 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게 앉아 있는 것도 뇌에 자극을 주지 않기 때문에 뇌 건강에는 이롭지 않다.

반면, 독서, 게임 같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 건강한 뇌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일을 함으로써 뇌를 자극하면 뇌세포 시냅스의 성장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낱말풀이나 고스톱 같은 게임이 뇌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 결과는 수많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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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당뇨병이라 부르는 병의 영어 이름은 diabetes mellitus다. 이 이름은 라틴어와 그리스어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는데 diabetes mellitus = dia(=through) + betes(=to go) + mellitus(=honey),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꿀이 그대로 나온다’라는 의미다. 이 말은 우리가 입으로 섭취한 당분이 오줌으로 다 빠져 나온다는 의미인데, 이것을 한자식으로 당뇨병(糖尿病)이라 부르는 것이다.

 

고대 인도인들은 전신쇠약과 다뇨증이 있는 환자들의 ‘오줌에 벌레들이 유난히 많이 꼬이는’ 현상을 이미 알았고 이를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기도 했다. ‘단 오줌(sweet urine)’을 뜻하는 인도말인 ‘맏후메하(Madhumeha)’는 중국, 우리나라, 일본의 의학에 그대로 영향을 미쳐 지금도 糖尿病이라 쓰고 잇다. 하지만 중국어로는 [tang niao bing], 우리말로는 [당뇨병], 일본말로는 とうにょうびょう[tounyoubyou ]라고 쓰고, 발음한다.

 

서양에서도 기원전 1,500 년경에 씌어진 고대 이집트의 에버스 파피루스(Ebers Papyrus)에 ‘오줌이 많이 나오는 병(passing of too much urine)’ 이야기가 등장한다. 하지만 인도와는 달리 단 맛에 대한 질(質)적인 언급은 없고 다량의 오줌이라는 양(量)적인 비정상에만 관심을 보였다.

diabetes 는 압력 차이를 이용해 물을 옮기는 기구인 사이펀(siphon)을 부르는 그리스어 diabainein 에서 기원했다.
diabetes 는 압력 차이를 이용해 물을 옮기는 기구인 사이펀(siphon)을 부르는 그리스어 diabainein 에서 기원했다. 김은영 기자

1세기 경에 카파도키아 출신의 그리스 의사 아레타에우스(Aretaeus the Cappadocian)는 몸 속의 수분이 신장에서 걸러지지 않고 많은 양의 오줌으로 빠져나간다고 이 병에 처음으로 붙인 이름이 diabetes. 이름 자체는 다뇨증(多尿症)이다. diabetes는 압력 차이를 이용해 물을 옮기는 기구인 사이펀(siphon)을 부르는 그리스어 diabainein에서 기원했다. 이처럼 diabetes는 몸 안의 수분을 퍼낸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1684년에, 영국의 저명한 의사 윌리스(Thomas Willis; 윌리스 혈관 고리를 발견했다)는 천 년 동안 “pissing evil(오줌 누는 병)”로 불려진 이 병에 걸린 환자들의 오줌이 ‘단 맛’이 나는 것을 서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확인했다. 단맛 나는 오줌 병의 이름을 라틴어로 ‘꿀’을 의미하는 mellitus를 더해 오늘날에도 사용하는 이름 diabetes mellitus을 붙였다.

 

1794년에는 독일 의사 프랑크(Johann Peter Frank)는 다뇨증이긴 하지만 단 맛은커녕 아주 싱거운 오줌을 많이 누는 병을 diabetes insipidus(요붕증(尿崩症))라고 불렀다. insipidus란 라틴어로 ‘아무런 맛이 없다’는 의미다. 이때부터 diabetes는 오줌의 맛에 따라(?) mellitus(단 맛)와 insipidus(싱거운 맛)로 확실히 구별하였다. 물론 이 둘은 전혀 다른 병이다.

 

diabetes mellitus이든 diabetes insipidus이든, 이 이름들을 들을 때마다 환자의 지린 오줌을 맛보아야 했던 옛 선배의사들의 고역스러운 표정이 떠올라 재미있다.

 

 

  현대인들은 과거에 비해 신체활동량이 현저히 줄은 반면, 먹을거리는 매우 풍부한 환경에 놓여 있다. 대중매체에서도 '먹방'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맛집 소개나 요리 관련 프로그램들이 경쟁적으로 늘고 있어서 알게 모르게 식욕을 자극시켜 불필요하게 더 많이 섭취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 비해 섭취량이 늘어난 것도 문제지만 "건강을 해치는" 음식, 있는 것 그대로 먹는 과거의 음식들과 달리 정제, 가공되고, 화학물질이 첨가된 음식을 먹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당분, 나트륨, 흰밀가루 같은 음식은 음식중독을 유발하기도 한다.

 

  칼로리 과잉인 현대인들에게 때로는 '굶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굶어야 한다. 무조건 굶는 것은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다.

  우리 몸은 24시간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특히 뇌는 혈액 속의 포도당만 에너지원으로 쓰겠다고 고집한다. 하지만 혈액에 돌아다니는 포도당의 양은 12g에 불과하다. 때문에 안정적으로 당분을 공급하기 위해 포도당을 줄줄이 사탕처럼 엮은 "글리코겐" 형태로 간에 비축해두고 있다.

 

  우리 몸에는 10~15kg 정도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데 주로 피부, 뼈, 근육 등의 구성 성분이나 호르몬, 효소와 같은 물질의 원료가 된다. 물론 섭취량이 부족할 때에는 에너지로도 사용되지만 일반적으로는 당분과 지방이 주로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간에 비축된 글리코겐은 24시간 이내에 고갈되기 때문에 글리코겐이 완전히 고갈되기 전부터 우리 몸은 위기 상황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저녁 식사 후 아침을 굶는 정도, 즉 단식 14시간이면 지방조직에서 분해되어 나오는 글리세롤이나 근육에서 단백질이 분해되어 나오는 아미노산들이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쓰인다.

 

  이것은 탄수화물 공급이 부족해지면 근육단백 손실이 일어난다는 의미다.

 

  단식이 24시간(아침, 점심을 모두 굶은 상황) 가량 지속되면 근육단백보다는 지방을 더 많이 쓰게 된다. 탄수화물이 공급되지 않고 단식이 계속되면 우리 몸은 더 이상의 단백질 손실을 막고 비상식량인 체지방을 아끼기 위해 갑상선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신진대사가 크게 떨어지게 된다.

 

  포도당을 고집하는 뇌에게는 글리세롤이나 아미노산을 포도당으로 바꾸어 공급하지만 그 양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케톤"이라고 하는 지방산 분해물질을 공급하기 시작한다. 단식이 길어지면 이 케톤이란 물질이 증가하는데 케톤의 식욕억제 효과 때문에 첫 2-3일을 견디면 단식을 지속하는게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

표 설명. 단식시간이 증가할수록 갑상선호르몬 T3가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문제는 무리하게 살을 빼겠다고 계속 음식섭취를 부실하게 하면 우리 몸은 체지방을 최소한으로유지하기 위해 다시 체내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된다.

 

  피부는 탄력을 잃고 머리카락이 빠지며 볼륨감이 있어야 보기 좋은 볼, 가슴과 엉덩이는 빈약해져 볼품이 없어진다.

 

  심한 경우 폐근육이 약해지면 폐렴이 생기게 되고, 심장근육이 약해지면 심근염이나 부정맥이 나타나게 된다. 무리한 다이어트, 거식증에 걸린 사람들의 주요 사인이 이런 폐렴, 심근염, 부정맥이다.

표 설명. 단식시간이 증가할수록 근육단백이 빠른 속도로 손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는 그 고통과 몸에 끼치는 해로움이 큰데 반해 지방을 소모시키는데는 비효율적이다.

 

  심지어 식사를 재개하게 되면 한 번 위기상황을 겪었던 우리 몸이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르는 위기상황을 대비하여 빨리 지방을 붙이고 더 안 내놓으려 한다.

 

  단식을 반복할수록 그 부작용은 더 심해져 더욱 살이 안 빠지고 요요현상은 쉽게 나타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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